정동에세이 고양이그림 그림 김상민 정동 에세이 /도은 농부, ‘없는 것이 많아서 자유로운’ 저자 필자 제목: 봄과 고양이와 쥐와 나 쌀쌀한 바람 중에 봄기운이 만져진다. 참 추웠던 겨울이 뒷걸음질치고 봄의 전령들이 하나 둘 날아온다. 빛바랜 낙엽들 사이로 뾰족이 고개 내민 수선화 싹들, 통통히 물오른 매화 꽃봉오리들을 바라보며 미소 짓다가 뭔가 하기로 했다. 나도 두 팔 벌려 봄을 환영해야지. 우선 저장고를 정리하기로 했다. 겨우내 먹고 남은 것들이 들어있는 곳이다. 나락 포대들, 땅콩, 수수, 들깨며 참깨 포대, 감자, 양파, 시들어가는 무와 순무들도 보인다. 닭들에게 가끔 퍼주는 오래 묵은 쌀 포대를 열었다. 어라? 요건 뭐냐? 작은 생쥐 한 마리가 쌀바가지 속에서 빼꼼 올려다본다. 나도 놀라고 생쥐도 놀란다. 내 엄지손.. 더보기 이전 1 ··· 1794 1795 1796 1797 1798 1799 1800 ··· 19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