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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

시간의 방

종이에 아크릴 펜 (21x31cm)

 

하루 종일 집에 있어봅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날씨는 어떤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티브이는 꺼두고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봅니다. 남아있는 음식재료들로 얼렁뚱땅 이름 모를 요리도 해보고, 재미없어서 안 보고 있던 지루한 예술영화도 한편 봐줍니다. 귀찮아서 못해먹은 커피도 손수 내려서 먹어보고, 허리 아플 때까지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잠도 자봅니다. 누워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빈둥빈둥 거리며 시간을 잡아먹어 봅니다. 시간은 금방 흘러가버렸고, 몸은 가득 차고, 머리와 가슴은 비워졌습니다. 이제 다시 몸은 비우고, 머리와 가슴을 채우러 밖으로 나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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