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판화 펜(27x36cm)
주위를 둘러보면 판화로 찍은 듯 똑같은 모양의 집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저 똑같이 생긴 수많은 집에는 누가 누가 살고 있을까요? 저렇게나 많은 집들이 있는데도 왜 편안히 다리 뻗고 쉴 수 있는 나 만의 공간은 없는 걸까요? 또 따뜻한 집을 두고 추운 바깥에서 방황하는 이들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구속받기 싫어서? 자유롭고 싶어서? 답답해서? 아니면 자연이 좋아서일까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한 집 밖이지만, 이리저리 본능에 따라 막 살아가는 저 고양이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햇살 가득한 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고양이들처럼 온몸을 비틀고 뒹굴거리며 본능에 충실한 아주 게으른 하루를 보내보고 싶습니다.